고양이 식단에서 제일 중요한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수분이라고 말해요. 물을 잘 마시면 웬만한 걱정이 줄어들고, 반대로 음수량이 부족하면 사소한 문제도 금방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건식과 습식 사료 비율을 정할 때도 ‘어떤 사료가 더 좋다’보다는, 우리 고양이가 하루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수분을 섭취하느냐를 기준으로 보는 게 훨씬 현실적입니다.
1) 건식·습식, 정해진 황금 비율은 없어요
많은 집사들이 정답 같은 비율을 찾으려고 하는데, 사실 모든 고양이에게 딱 맞는 공식은 없습니다. 나이, 체중, 활동량, 건강 상태, 그리고 무엇보다 기호성이 다 다르거든요. 대신 기준은 하나 있어요. 바로 하루 필요 칼로리입니다.
예를 들어 체중 4kg 정도의 성묘라면 하루 약 200kcal 전후가 필요합니다. 이 총 칼로리를 건식과 습식으로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방식이에요. 처음에는 칼로리 기준 5:5 정도로 시작하는 게 가장 무난합니다. 건사료 100kcal, 습식 사료 100kcal처럼요. 그다음 변 상태나 먹는 속도, 만족도를 보면서 비율을 조정하면 됩니다.
2) 상황에 따라 비율은 달라져야 합니다
모든 고양이가 같은 환경에서 살지 않듯, 사료 비율도 상황에 맞게 유연해야 해요.
- 물을 거의 안 마시는 고양이: 습식 비율을 70~80%까지 올려도 괜찮아요. 사료 자체로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 체중 관리가 필요한 경우: 습식 비중을 조금 더 높이면 포만감이 빨리 와서 과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처음 혼합 급여를 시도할 때: 5:5에서 시작해 천천히 바꾸는 게 안전합니다.
건사료가 무조건 나쁘거나, 습식만이 답은 아니에요. 중요한 건 우리 고양이가 편안하게 먹고, 탈 없이 유지되는 조합을 찾는 겁니다.
3) 고양이 하루 음수량, 이렇게 계산해요
계산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보통 체중 1kg당 약 50ml 정도를 목표로 잡으면 됩니다. 체중 4kg 고양이라면 하루 약 200ml의 수분이 필요하다는 뜻이죠.
여기서 많이 놓치는 게 있어요. 이 수치는 물 + 사료에 들어 있는 수분을 모두 합친 양입니다. 습식 사료는 수분이 70~80%라서, 캔 하나만 먹어도 꽤 많은 수분을 이미 섭취한 셈이 됩니다. 그래서 습식을 먹는 고양이는 물그릇에서 마시는 양이 적어 보여도 꼭 부족하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어요.
4) 물 안 마시는 고양이를 위한 현실적인 방법
물 마시게 하겠다고 그릇 앞에 데려다 놓는 건 거의 효과가 없더라고요. 대신 환경을 조금 바꾸는 게 훨씬 낫습니다.
- 물그릇 위치 바꾸기: 사료 옆 말고, 고양이가 자주 머무는 동선에 여러 개 두세요.
- 재질 바꿔보기: 스테인리스, 유리, 도자기 등 고양이 취향이 은근히 갈립니다.
- 흐르는 물: 고여 있는 물보다 움직이는 물에 관심 보이는 아이가 많아요.
- 사료에 물 섞기: 건사료나 습식에 미지근한 물을 조금 섞어주면 자연스럽게 수분 섭취가 늘어요.
- 풍미 추가: 무염 닭가슴살 삶은 물을 아주 소량 섞어주면 반응이 좋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5) 습식만 먹이면 치아가 걱정될까요?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아요. 결론부터 말하면, 사료 종류보다 중요한 건 구강 관리 습관입니다. 건사료가 치석을 다 해결해 주지는 않아요. 습식을 많이 먹는다면 양치나 덴탈 간식, 정기적인 구강 체크를 병행하는 쪽이 훨씬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정리하자면, 건식과 습식의 비율은 숫자보다 관찰이 먼저예요. 음수량, 변 상태, 체중 변화를 함께 보면서 조금씩 조정해 보세요. 우리 고양이가 편안해 보인다면, 그 조합이 지금은 정답일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