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종료’는 보통 ‘변론 종결’에 가까워요
기사에서 말하는 “재판이 내일 종료” 같은 표현은 대개 재판이 완전히 끝난다라기보다는, 그 단계에서 더 이상 다툴 내용(증거·주장)을 추가로 내지 않고 마무리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편합니다. 법정에서는 이걸 “변론 종결”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요. 쉽게 말해, 지금까지의 주장과 증거를 토대로 마지막 정리를 하는 시점이 온 겁니다.
이때 열리는 게 바로 결심공판입니다. 결심공판은 ‘이제 정리하고 결론을 향해 가자’는 성격이 강해요. 검사 쪽(여기서는 특검팀)이 최종 의견을 말하고, 어떤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하는 구형을 합니다. 그 다음 변호인도 최후 변론을 하고, 피고인에게는 최후진술 기회가 주어지죠. 재판이 꽤 길었을수록 이 날은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형은 ‘요청’이지 ‘결정’은 아니에요
특검이 구형량을 논의했다는 말이 나오면, 많은 분들이 “그럼 사형/무기 이런 게 확정된 거야?” 하고 놀라곤 하는데요. 구형은 어디까지나 검사 측이 재판부에 요청하는 형량입니다. 즉, 법원이 선고를 내리기 전 단계에서 “이 정도가 맞다”라고 주장하는 거죠. 그래서 구형이 세게 나오더라도, 판결은 별도로 내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구형이 생각보다 낮다고 해서 결과가 무조건 낮게 나오지도 않고요.
다만 구형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건 성격이 중대할수록, 또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일수록, 구형은 사건을 바라보는 검사 측의 판단과 메시지를 담습니다. 혐의의 무게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책임을 어디까지 본 건지, 공범·관련자와의 형평을 어떻게 맞추려는지 같은 것들이 구형에 녹아들거든요. 그래서 “특검이 구형량 회의를 길게 했다” 같은 얘기가 나오면, 그 자체로 내부에서 책임·역할·행위 태양을 세밀하게 가르는 작업을 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
왜 ‘사형·무기’ 같은 말이 같이 나올까?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법정형 구조 자체가 매우 무겁게 설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보도에서 “법정형이 사형·무기뿐” 같은 표현이 등장하죠.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검사 측도 구형 선택지를 정할 때부터 폭이 넓지 않습니다. 결국 핵심은 구형을 어떤 수위로 가져갈지, 그리고 다른 피고인들과의 책임 분배를 어떻게 정리할지로 모이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이런 사건은 피고인이 1명만 있는 경우보다 여러 명이 함께 묶여 진행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면 구형은 더 복잡해져요. 누구는 지시·기획 쪽 책임을 크게 보고, 누구는 실행·협조 책임을 따지고, 누구는 역할이 제한적이었다고 보는 식으로요. 같은 사건이지만 사람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회의가 길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결심공판 다음은 ‘선고’인데, 바로 나오진 않습니다
결심공판이 끝나면, 그 다음은 법원이 기록을 다시 정리하고 판단을 만드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결심공판 다음 날 곧장 선고가 나오기보다는, 보통은 선고기일을 따로 잡아 공지합니다. 이 기간에는 재판부가 쟁점을 정리하고, 법리 검토를 하고, 양형(형을 정하는 기준과 사정)을 맞추는 작업을 합니다. 사건이 크고 관련자도 많다면 더 오래 걸릴 수 있어요.
그리고 선고가 나오더라도 끝은 아닙니다. 피고인이나 검사 측이 결과에 불복하면 항소(2심)로 갈 수 있고, 그 다음 상고(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죠. 다만 언론에서 “기준점이 될 수 있다” 같은 표현을 쓰는 건, 이 사건의 구형이나 1심 판단이 이후 유사 사건 또는 관련 사건들에 실질적인 참고점이 될 수 있어서입니다. 꼭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같은 유형의 사건을 다룰 때 분위기나 양형의 감각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뉘앙스에 가깝습니다.
정리하면, 지금은 ‘마지막 정리’ 단계예요
지금 나온 보도를 기준으로만 정리하면, 흐름은 대략 이렇습니다.
- 재판이 “종료”된다고 할 때는, 보통 변론을 더 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단계(변론 종결)에 가까움
- 결심공판에서 특검팀은 최종 의견을 말하고 구형을 함
- 구형은 법원의 판결이 아니라 ‘요청’이므로 결과와 동일시하면 안 됨
- 결심공판 후에는 선고기일을 따로 잡고, 재판부가 판단을 정리한 뒤 선고함
- 선고 이후에도 항소·상고로 이어질 수 있음
뉴스가 어렵게 느껴질 때는, “검사가 원하는 결론(구형)”과 “법원이 내리는 결론(선고)”을 분리해서 보면 훨씬 덜 헷갈립니다. 그리고 결심공판은 그 사이에서 마지막으로 말할 수 있는 자리라고 보면 돼요. 말 그대로 결론을 향해 가는 문턱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