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2시간이었으니 내란이 아니다’는 식의 프레임은 논점을 자꾸 옆길로 새게 만듭니다. 어떤 행위의 성격은 보통 “얼마나 오래 갔냐”보다 “무슨 권한을 동원해 무엇을 시도했냐”로 판단되거든요. 짧게 끝났다고 해서 시도가 사라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빠르게 끝난 이유가 국회와 시민이 즉각적으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라면, 그건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견제 장치가 작동한 결과라고 보는 쪽이 자연스럽죠.
게다가 ‘2시간’이라는 숫자 자체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개념이 아닙니다. 선포 시점과 현장에 전달된 지시, 실제로 움직인 부대나 조직의 준비, 통제 시도, 그리고 해제 절차가 현실에서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따라 체감되는 위력과 영향은 훨씬 길어질 수 있어요. 누군가는 “종이 한 장이 나간 시간”만 보고 2시간이라 하고, 다른 누군가는 “국가 권력이 비상 모드로 전환되는 순간부터 정상화될 때까지”를 보니 더 길게 느끼는 겁니다. 그래서 단순 시간 경쟁으로 들어가면 토론이 계속 평행선이 돼요.
그럼 쟁점은 뭐냐. 첫째, 선포의 목적과 목표가 무엇이었는지입니다. 둘째,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실제로 어떤 조치가 실행됐는지, 실행 직전까지 갔는지예요. 셋째, 헌정 질서에 어떤 위험을 만들었는지죠. 여기서 국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국회는 해제 의결로 제동을 걸 수 있는 기관이고, 시민의 감시와 반응은 현실 정치에서 엄청난 압력으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짧게 끝났다”는 사실이 책임을 덜어주는 면죄부가 되기보다는, 견제 장치가 가까스로 작동했다는 증거로 읽히기도 합니다.
정치적으로는 ‘2시간’이라는 표현이 듣기 쉬운 구호라서 확 퍼집니다. 하지만 사회가 원하는 건 구호가 아니라 정밀한 정리죠. 무엇이 사실이었고, 누가 어떤 결정을 했고, 어떤 체계가 어떻게 움직였고, 어디서 멈췄는지. 이걸 차분히 쌓아야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와도 제도와 절차가 더 빨리, 더 안전하게 작동합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에서 감정이 폭발하는 건 이해하지만, 상대를 조롱하거나 혐오로 몰아붙이는 방식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남는 건 상처와 편가르기뿐이에요. 오히려 지금 필요한 건 “2시간이냐 아니냐”로 싸우기보다, ‘권력의 비상 전환을 누가 어떤 근거로 발동했고, 그 과정에서 민주적 통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따지는 겁니다. 그 질문이 쌓여야 사회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