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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을 살린다는 음식 목록은 넘쳐나지만, 정작 신장은 아무 말이 없다. 대신 숫자가 말한다.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 수는 2012년 14만 명에서 2023년 32만 명으로 불었다.

셀러리와 수박, 구원의 서사로 포장된 평범한 식재료

셀러리, 딸기, 수박, 파인애플. 보기엔 상쾌하다. 문제는 이 목록이 마치 신장을 ‘정화’할 수 있는 것처럼 소비된다는 점이다. 신장은 해독 기관이 아니다. 혈액을 여과하는 장치다. 독소를 씻어낸다는 표현은 의학 교과서 어디에도 없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수분 많은 과일이 이뇨를 돕는 건 사실이다. 그걸 신장 회복으로 확대 해석하는 순간부터 위험해진다.” 말끝이 짧았다.

칼륨의 함정, 건강 정보의 가장 흔한 배신

수박과 감자에는 칼륨이 많다. 일반인에겐 문제 없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겐 얘기가 달라진다. 혈중 칼륨 수치 상승. 심하면 부정맥. 실제 응급실로 실려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투석실 간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환자 보호자들이 기사 캡처를 들고 와요. 이거 먹어도 되냐고. 설명하다 지칩니다.” 현장은 늘 뒤처진다.

‘견과류는 좋다’는 문장 하나가 만드는 착각

견과류는 건강의 상징처럼 취급된다. 지방산, 항산화, 포만감. 빠지는 단어가 없다. 현실은 다르다. 인과 마그네슘 함량. 신장 질환자에게는 관리 대상이다. 과학보다 이미지가 앞선 결과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낮은 목소리로 털어놨다. “슈퍼푸드란 말이 붙으면 판매량이 튄다. 검증은 뒷전이다.” 웃지 않았다.

관리의 핵심은 음식이 아니라 단계 구분

신장은 조용히 망가진다. 기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신호가 없다. 그 공백을 음식 기사들이 채운다. 위안용 정보다. 처방은 아니다.

신장에 좋은 음식이라는 문장은 편하다. 책임이 없다. 반대로 불편한 진실은 분명하다. 단계별 식이 조절, 수치 기반 관리, 전문의 상담. 이 셋을 건너뛴 채 과일 접시를 믿는 순간, 선택은 감정이 된다.

콩팥은 유행을 모른다. 기사는 유행을 따른다. 그 간극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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