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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무침 한 숟갈에 얹히던 들기름이 ‘혈관 청소’와 ‘치매 예방’의 언어를 두르고 돌아왔다. 오메가3가 많다는 한 문장이 만능 서사를 만들었다. 시장은 빠르다. 근거는 느리다. 뜨거운 팬보다 뜨거운 문구가 먼저 달아오른다.

들깨에서 짜낸 기름이 알파리놀렌산(ALA) 비중이 높은 편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지점에서 이야기가 급가속한다. ALA가 체내에서 EPA·DHA로 전환된다는 설명이 붙고, 곧바로 ‘뇌신경 발달’ ‘성인병 예방’ ‘유방암 억제’ 같은 단정이 따라온다. 연구 결과가 전부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는 것처럼 포장되는 순간부터 과학은 홍보 문장에 종속된다.

들기름의 약점은 효능 목록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기름은 산화에 취약하다. 공기·빛·열에 흔들린다. 향이 올라가는 만큼 변질도 빨리 온다. ‘좋은 성분이 많다’는 문장이 ‘관리도 까다롭다’로 이어져야 균형이 맞는데, 그 연결이 자주 끊긴다.

가열 문제는 더 민감하다. 들기름이 열에 약하다는 조언은 맞는 방향이다. 다만 “가열하면 아크롤레인이 나와 암을 유발한다” 같은 문장으로 곧장 뛰어넘는 경우가 있다. 아크롤레인은 기름이 과열될 때 연기와 함께 생길 수 있는 자극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위험 신호를 경고하는 것과 공포를 확정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부주의한 단정은 건강정보를 독성으로 만든다.

‘날달걀과 섞어 먹으면 흡수가 좋다’는 권유도 현장에서 자주 부딪히는 대목이다. 현장 담당자 A씨는 “집에서 따라 하다 탈이 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다”고 말했다. 생란 섭취는 개인의 위생 환경, 보관 상태, 면역 상태에 따라 변수가 커진다. 안전을 전제로 한 섭취법이 정보의 기본값이 돼야 한다.

피부미용, 빈혈 개선, 흰머리 억제 같은 효능도 마찬가지다. 비타민F, 조혈작용, 모근 영양이라는 단어가 이어지면 그럴듯해진다. 증거의 밀도는 다르다. 특정 성분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됐다는 사실은 동일하지 않다. 대중 건강 콘텐츠는 그 경계를 종종 흐린다.

업계 관계자는 “오메가3는 소비자 설득이 쉬운 키워드라 메시지가 과감해진다”고 말했다. ‘가정식의 풍미’가 ‘의학적 효능’으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판매 포인트가 자란다. 남는 것은 소비자의 자기 확신이다. 건강은 확신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들기름은 좋은 재료다. 동시에 예민한 재료다. 냉장 보관, 짧은 소비 기간, 과열 회피 같은 현실적 조건을 함께 말하지 않으면 ‘만능’이라는 말은 결국 책임 회피로 남는다. 만능이라는 단어를 붙인 순간, 누가 그 뒷면의 비용을 감당하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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