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은 흔히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피부 증상이 나타나기 전 통증이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훨씬 많아 초기 진단이 쉽지 않은 질환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초기 증상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피로 누적으로 오해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곤 합니다.
대상포진의 초기 통증은 일반적인 근육통과 양상이 다릅니다. 가장 큰 특징은 몸의 한쪽에서만 통증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좌우 대칭으로 아픈 근육통과 달리, 대상포진 통증은 갈비뼈 주변, 허리, 복부, 목, 얼굴 등 특정 신경이 분포한 경로를 따라 띠 모양으로 국한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의 성격 역시 다릅니다. 단순 근육통이 뻐근하거나 눌린 듯한 느낌이라면, 대상포진 초기 통증은
이 시기에는 피부에 뚜렷한 변화가 없어 더 혼란을 줍니다.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지만, 통증 부위에 이상한 열감, 가려움,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감각 이상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을 자극하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호입니다.
통증 발생 후 며칠에서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해당 부위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고 곧이어 작은 물집들이 무리 지어 나타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때가 되어서야 대상포진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신경 손상이 진행된 뒤일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을 단순 통증과 구분하는 또 다른 기준은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입니다. 근육통은 휴식이나 스트레칭, 진통제로 점차 완화되는 반면, 대상포진 통증은 시간이 지나도 지속되거나 오히려 강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져 수면에 방해가 된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대상포진 치료의 골든타임입니다. 증상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할 경우, 통증의 강도와 합병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피부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수개월에서 수년간 통증이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 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감기나 다른 질환을 앓은 뒤라면 면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나이가 젊더라도 면역 상태에 따라 충분히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이가 어려서 아닐 것”이라는 판단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한쪽 통증이 며칠 이상 지속된다면, 피부 변화가 없더라도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대상포진으로 인한 장기적인 통증과 후유증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