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님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단순히 “효과가 잘 나온다”라고 안심하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신호들이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운자로를 맞고 체중이 줄어드는 것은 약물의 정상적인 효과 범주에 속할 수 있지만, 식욕 억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5kg 이상 체중이 감소했다는 점, 그리고 과거에 이미 근육량 감소로 중단 권유를 받았던 이력이 있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마운자로(성분: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과 GIP를 동시에 자극하는 약물로, 단순히 식욕만 억제하는 주사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덜 먹어서 살이 빠진다”고 이해하지만, 실제로는 ▲위 배출 지연 ▲인슐린 민감도 개선 ▲혈당 안정화 ▲기초대사 환경 변화 등 여러 작용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은 식욕 억제가 강하게 느껴지고, 어떤 사람은 식욕 변화는 거의 없는데도 체중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속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감량 속도는 초반에도 1~2주에 1~2kg 내외이며, 체중이 어느 정도 줄어든 이후에는 그보다 더 완만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질문자님처럼 특별한 운동이나 식이 조절 없이 일주일 만에 5kg 가까이 빠지는 경우는, 체지방만 줄어들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안에는 수분, 글리코겐, 그리고 무엇보다 근육 손실이 상당 부분 포함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이미 한 차례 “근육량이 너무 적다”는 이유로 중단 권유를 받았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힌트입니다. 이는 질문자님의 체질이 마운자로 계열 약물에 대사적으로 과민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체중계 숫자는 빠르게 줄어들지만, 실제 몸 상태는 오히려 약해지고 피로감, 무기력, 어지러움, 탈수, 전해질 불균형 같은 문제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살이 빠지는 속도가 빠를수록 반드시 “좋은 다이어트”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부분은 “그럼 마운자로 맞기 전에는 대사가 심하게 안 좋았던 거냐”는 질문입니다. 꼭 그렇게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사가 안 좋았다기보다는, 약물이 들어오면서 몸의 에너지 사용 방식이 급격하게 바뀌었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특히 이전에 체중 변동, 질병(대상포진), 휴식기 등을 겪었다면 몸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약물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상태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은 “살이 잘 빠지니까 계속 맞아보자”입니다. 질문자님의 경우에는 용량 유지 또는 증량을 고민할 단계가 아니라, 반드시 중간 점검이 필요한 상황에 가깝습니다. 내분비내과나 비만 클리닉에서 체성분 검사(InBody), 근육량 변화, 기초대사량, 혈액검사 등을 통해 지금 빠지는 체중의 ‘내용물’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용량을 줄이거나, 투여 간격을 늘리거나, 경우에 따라 일시 중단을 고려하는 것이 오히려 몸을 지키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마운자로는 “많이 빠질수록 좋은 약”이 아니라, 조절하며 써야 하는 약입니다. 질문자님이 느끼는 불안감은 괜한 걱정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체중계 숫자보다, 몸 상태를 먼저 살피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