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향수는 딱 한 문장으로 말하면
**“잘 차려입은 사람의 자연스러운 체취 같은 향”**이에요.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존재감이 없는 것도 아닌 딱 그 중간.
처음 뿌렸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생각보다 차분한 베티버의 드라이한 풀내음입니다.
흙냄새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
막 캐낸 흙이 아니라, 햇볕에 잘 마른 흙 같은 느낌에 가까워요.
여기서 이미 “아, 이거 가볍게 뿌리는 향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향수가 재밌는 게
시간이 지나면서 통카빈이 슬슬 올라오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어요.
달달한데 설탕 같은 단 향이 아니라
견과류, 바닐라 껍질, 살짝 볶은 아몬드 같은 부드러운 단맛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차분하고 지적인데
잔향으로 갈수록 묘하게 따뜻하고 사람 냄새가 나요.
이게 왜 호불호가 적냐면,
❌ “와 향 세다”
❌ “이거 너무 향수 같아”
이런 느낌이 거의 없거든요.
오히려 주변 반응은
“향수 뭐 써?”보다는
“되게 좋은 냄새 난다”
이쪽에 가깝습니다.
본인은 분명히 뿌렸는데, 티는 안 나는 그런 타입이에요.
계절로 보면
✔ 가을, 겨울이 제일 잘 어울리고
✔ 초봄까지는 충분히 커버됩니다.
여름엔 조금 무거울 수 있는데
진짜 소량만 뿌리면 여름 저녁에도 나쁘진 않아요.
데일리로 쓰기엔 어떠냐면,
이건 성향을 좀 탑니다.
캐주얼한 후드티, 반팔 반바지보다는
셔츠, 니트, 코트 쪽이 훨씬 잘 맞아요.
그래서 저는 출근할 때나
약속 있는 날, 사람 만나는 날 위주로 씁니다.
지속력은 에르메스 치고 꽤 괜찮은 편이에요.
아침에 뿌리면 저녁까지 잔향이 은근히 남고
옷에는 다음 날까지도 살짝 남아 있습니다.
확 퍼지는 타입은 아니라서
오히려 이게 장점으로 느껴졌어요.
솔직히 말하면
이 향수는 “첫 향에 반해서 바로 지르는 향”은 아닙니다.
오히려 몇 번 맡을수록
“아 이래서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구나”
하게 되는 타입이에요.
✔ 너무 흔한 남자 향수 싫고
✔ 과하게 니치한 것도 부담스럽고
✔ 나이 들어서도 계속 쓸 수 있는 향을 찾는다면
베티버 통카는 꽤 오래 함께 갈 수 있는 선택지라고 봅니다.
에르메스라는 이름값을 빼고 봐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