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흔하지만, 원인과 느낌이 꽤 달라요
치열이랑 치질은 한 묶음처럼 같이 언급되긴 하지만, 실제로는 생기는 방식부터 증상 패턴까지 결이 다릅니다. 치열은 말 그대로 항문 입구 쪽의 피부나 점막이 찢어져서 생기는 상처에 가깝고, 치질은 항문 주변의 혈관 조직이 부풀거나 늘어나면서 덩어리처럼 되는 문제라고 보면 이해가 쉬워요.
일단 체감하는 통증이 다르게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열은 배변할 때 ‘찢어지는 느낌’이 강하게 나타나는 편이에요. 변이 지나가는 순간 날카롭게 아프고, 사람에 따라서는 화장실 다녀온 뒤에도 한참 동안 화끈거리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남기도 합니다. 그래서 배변 자체가 डर(무서움)처럼 느껴져서 변을 일부러 참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해요. 그 결과 변이 더 딱딱해지고, 다시 상처가 더 크게 벌어지는 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출혈도 둘 다 있을 수 있지만, 양상은 살짝 달라요. 치열은 상처에서 피가 나기 때문에 휴지에 선홍색으로 묻는 경우가 흔하고, 피가 많기보다 ‘쓱’ 하고 묻어나오는 느낌이 많습니다. 반면 치질은 혈관이 부풀어 있는 상태라, 배변 후에 피가 뚝뚝 떨어지거나 변기 물이 붉게 보이는 식으로 표현하는 분도 있어요. 물론 개인차가 커서 이것만으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감각적으로는 이런 차이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질은 또 “뭔가 만져지는 느낌”이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항문 바깥쪽으로 부은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배변할 때 뭔가 튀어나오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처음엔 배변 후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는데, 진행되면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거나 아예 들어가지 않는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반면 치열은 덩어리보다는 상처로 인한 통증과 긴장감이 중심이라, 만져지는 혹이 없는데도 통증이 아주 강한 편으로 나타날 수 있어요.
관리법은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핵심은 “자극을 줄이고, 변을 부드럽게 유지하는 것”이에요. 치열이든 치질이든 변이 딱딱하면 바로 악화됩니다. 그래서 물 섭취와 식이섬유를 늘리는 게 기본이고, 화장실에서 오래 앉아 있지 않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특히 배변할 때 힘을 주는 습관은 둘 다에게 치명적이에요. 변의가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보고, 끝나면 미련 없이 일어나는 게 좋습니다.
좌욕은 많은 분들이 “생각보다 괜찮네?”라고 느끼는 관리 방법 중 하나예요. 따뜻한 물로 항문 주변을 편하게 풀어주면 혈류가 좋아지고, 과하게 긴장된 괄약근이 조금 이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뜨겁게 하거나 오래 하는 건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어서, 적당한 온도와 시간을 지키는 게 좋아요.
그리고 이건 꼭 짚고 싶어요.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출혈이 반복되거나, 배변 습관이 망가질 정도로 불안해지면 ‘집에서 버티기’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치열은 반복되면 상처가 깊어지고 잘 아물지 않는 상태로 굳어갈 수 있고, 치질도 단계가 진행되면 일상에 영향이 커집니다. 초기에 진료를 보고 상태를 확인하면 괜히 혼자 겁먹고 시간 끄는 것보다 훨씬 편하게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자면, 찢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중심이면 치열 쪽 가능성을, 덩어리 느낌이나 돌출감이 동반되면 치질 쪽 가능성을 떠올려 볼 수 있고요. 하지만 둘이 같이 오는 경우도 있어서, 증상이 애매하면 한 번 확인해보는 게 마음이 편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