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투표
컴퓨터,인터넷

여름만 되면 허벅지의 울퉁불퉁한 피부가 뉴스가 된다. 체중계 숫자가 아니라 거울 앞 굴곡이 사람을 흔든다. 셀룰라이트는 비만의 상징처럼 소비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마른 체형에서도 보인다’는 설명이 더 자주 나온다. 지방세포 주변에 섬유성 구조와 체액, 노폐물 같은 요소가 얽히며 표면이 울퉁불퉁해진다는 해석이 깔려 있다. 문제는 그 순간부터다. 원인이 복합적이라는 말이, 책임을 흐리는 만능 핑계로 쓰인다.

이 현상을 ‘변성된 지방조직’으로 정의하는 순간 분위기는 의료 쪽으로 기운다. 혈액순환, 부종, 탄력 저하 같은 단어가 줄줄 붙고, 치료가 권고된다. 불편한 대목은 여기다. 셀룰라이트는 대개 생명이나 장기 기능을 직접 위협하는 병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건강을 위해서’라는 포장지는 강력하다. 한 미용 시술 시장 관계자는 “미관만으로는 지갑이 잘 안 열린다”고 말한다. 소비자는 미용과 의료의 경계에서 흔들리고, 광고는 그 틈을 정확히 찌른다.

시술 옵션은 화려하다. 고주파, 초음파, 충격파, 주사, 바르는 제품, 마사지 기기까지 ‘분쇄’와 ‘순환’ 같은 단어로 행진한다. 에너지 기반 장비와 바디 컨투어링 영역이 커진 건 사실이지만, 연구 문헌을 들춰보면 결과는 대체로 조건부다. 특정 장비가 “개선”을 보였다는 보고가 있어도 측정 방식이 제각각이고, 표본이 작거나 추적 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다. 한 리뷰 논문은 셀룰라이트가 다요인적이고 병태생리가 복잡해 치료 접근이 단순하지 않다고 짚으면서, 특히 국소 도포 치료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정리한다.

생활습관 처방은 덜 자극적이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스트레칭과 마사지, 체중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수준에서 합리적이다. 폼롤러가 만병통치 도구로 둔갑하는 순간 신뢰가 깨진다. 항염증 식품 리스트가 등장하면 더 미묘해진다. 베리, 등푸른 생선, 브로콜리 같은 이름은 그럴듯하지만, 셀룰라이트에 대한 직접 근거로 연결되기보다는 체중·염증·부종 같은 주변 변수에 기대는 논리다. 관리가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다. 기대치가 비현실적으로 설정되는 구조가 문제다.

업계의 진짜 자신감은 “완전 제거” 같은 금지어를 슬쩍 피하는 데서 드러난다. ‘눈에 덜 띄게’, ‘탄력 개선’, ‘일시적 완화’ 같은 문구가 안전하다. 소비자는 그 안전한 문구를 ‘확실한 변화’로 번역해 버린다. 피부과 현장 담당자 A씨는 “몇 번 받고 나서 다시 돌아오는 걸 보고 화가 나는 환자가 많다”고 했다. 셀룰라이트가 구조적 현상에 가깝다면, 한 번의 결제로 끝나는 상품이 되기 어렵다. 반복 결제가 기본값이 된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이 시장은 ‘치료’라는 단어를 어디까지 빌려 쓸 생각인가. 셀룰라이트를 둘러싼 말들은 과학과 상업이 뒤섞인 혼합물이다. 과장이 아니라도 충분히 불편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건 주름진 피부를 비난하는 문화의 해소일 수도, 비용 대비 실질 효과를 따지는 투명한 설명일 수도 있다. 다음 시즌에도 같은 사진과 같은 기기가 돌아올 텐데, 그때는 누구의 책임으로 남게 될까?

당신의 답변

보여지는 당신의 이름 (옵션):
개인정보 보호: 이메일 주소는 이 알림을 발송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구로역 맛집 시흥동 맛집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