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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사에서 비만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를 맞았더니 술맛이 떨어지고, 실제로 음주량이 줄었다는 연구가 소개됐다고 들었습니다. 단순히 살이 빠지면서 술을 덜 마시게 되는 건지, 아니면 뇌의 보상체계에 영향을 줘서 알코올 의존 자체를 낮추는 건지 궁금합니다. 효과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안전하게 기대해도 되는지, 술을 끊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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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로 알려진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최근 ‘술’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주목을 받고 있다. “맞으니 술맛이 뚝 떨어졌다”는 체감담부터, 알코올 의존(알코올 사용장애)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실제 음주량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 이 흐름을 “알코올 중독 치료제의 등장”으로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의미 있는 ‘신호’는 분명하지만, 임상 현장에서 적용하려면 넘어야 할 검증의 문이 많다. 핵심은 이 현상을 과장하지 않되, 왜 이런 변화가 관찰되는지 구조를 이해하고 ‘안전한 기대치’로 접근하는 것이다.

1) “술맛이 떨어졌다”는 말, 과학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위고비를 비롯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은 원래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를 위해 개발·활용돼 왔다. 그런데 GLP-1은 단순히 췌장과 장에서만 작동하지 않고, 뇌의 특정 영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을 마시는 행동에는 ‘보상’이 붙는다. 알코올은 뇌 보상회로를 자극해 “또 마시고 싶다”는 동기를 강화한다. 만약 GLP-1 계열 약물이 이 보상 신호를 약화시키거나, 음주에서 느끼던 만족감을 떨어뜨린다면 “술맛이 없다”, “예전만큼 당기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실제 기사에서 소개된 연구에서는 음주 ‘횟수’나 ‘음주한 날’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한 번 마실 때의 ‘술의 양’과 폭음이 줄어드는 양상이 관찰됐다. 이는 “술을 완전히 안 마시게 됐다”라기보다 **“마시긴 마시는데, 예전처럼 많이 못 마신다/덜 당긴다”**에 가깝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알코올 의존은 단순 습관이 아니라 ‘반복 강화된 뇌의 학습’과 ‘충동 조절의 문제’를 포함한다. 따라서 ‘욕구(갈망)’가 줄고, 한 번 마실 때의 과음이 억제되는 것은 임상적으로 꽤 의미가 있다. 알코올로 인해 발생하는 간질환·심혈관 질환·암 위험은 대개 “장기간의 과다 섭취”와 “폭음 패턴”과 맞물려 커지기 때문이다. 즉, 완전 금주가 아니더라도 폭음이 줄어들면 위험을 낮추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있다.

2) “살이 빠져서 술을 덜 마신 것”인가, “뇌가 바뀐 것”인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의심하는 지점이 여기다. 체중이 줄고 식욕이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술도 덜 들어갔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체중 감소는 음주 패턴에 영향을 준다. 술자리를 덜 찾게 되거나, 안주 섭취가 줄면서 음주량도 함께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기사에 담긴 연구 설계를 보면, 단순한 ‘마음가짐 변화’나 ‘생활 패턴 변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무작위 배정위약 비교, 그리고 투약 시기만 바꿔 같은 참가자가 다른 조건을 겪도록 만든 구조가 포함돼 있었다. 이런 방식은 “기대감”이나 “컨디션” 같은 변수의 영향을 줄이려는 시도다. 결과 역시 “술을 마시는 날이 0이 됐다”가 아니라 **“마시는 양이 줄었다”**로 나타났다.
이 패턴은 “사회적 습관(술자리 참여)”은 유지되는데, “신체·뇌가 받아들이는 알코올의 보상/만족”이 낮아져 한 번의 섭취가 길게 이어지지 않는 모습과 닮아 있다.

다만 결론은 하나다. 지금 단계에서는 체중 감소 효과와 뇌 보상회로 영향이 함께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며, 어느 쪽이 더 결정적이었는지는 대규모·장기 연구가 더 필요하다.

3) 그렇다면, ‘알코올 중독 치료’로 바로 쓸 수 있나

현실적으로는 아직 “연구 신호가 흥미롭다” 수준에 가깝다. 이유는 세 가지다.

  1. 규모가 작다
    기사에서 소개된 연구는 참여자 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표본이 작으면 개인차(원래 술을 줄일 의지가 강했던 사람, 생활환경이 바뀐 사람 등)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2. 기간이 짧다
    알코올 의존은 재발이 흔하고, 장기 유지가 핵심이다. 2~3개월의 변화가 1년, 2년까지 이어지는지 확인돼야 한다.

  3. 목표가 ‘금주’인지 ‘감소’인지가 중요하다
    치료에서 목표가 완전 금주인지, 위험 음주를 줄이는 감소 전략인지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GLP-1이 특히 “폭음 억제”에 강점이 있다면, 임상 활용 방식도 그에 맞춰 재정의돼야 한다.

요약하면, **“가능성은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되, **“내가 이 약 맞으면 무조건 술 끊겠다”**는 식의 기대는 위험하다.

4) 안전성과 주의점: ‘술 줄이려다 몸 망치는’ 상황을 피하려면

GLP-1 계열 약물은 비교적 널리 쓰이지만, 부작용과 금기 고려가 중요하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변비, 속 더부룩함 등이 있다. 특히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간 기능, 영양 상태, 췌장 관련 위험, 약물 복용(수면제·항불안제 등) 병행 같은 변수가 얽히기 쉽다.
또 한 가지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어떤 사람은 “술맛이 떨어진다”가 아니라 **“속이 불편해서 술이 안 들어간다”**로 느낄 수 있다. 이 경우 술은 줄었지만, 생활의 불편감이 커져 약을 중단해 버리기도 한다. 실제로 알코올 의존이 있는 사람은 “효과가 있더라도 지속이 어려운” 상황이 흔하다. 즉, 약이 ‘마법의 스위치’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알코올 문제를 이유로 GLP-1 약을 고려한다면, 다음 원칙이 현실적이다.

  • 자가 판단으로 시작하지 말고: 내과/가정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 중 최소 1곳과 상의

  • 목표를 분명히: 금주인지, 폭음 억제인지, 위험 음주 감소인지

  • 동반 전략을 함께: 상담(동기강화·인지행동), 수면/스트레스 관리, 음주 유발 상황 설계 변경

  • 건강 지표 점검: 체중만이 아니라 간 기능, 혈당, 영양 상태, 복용 약물 상호작용까지

5) 술을 줄이고 싶은 사람이 오늘부터 할 수 있는 ‘현실적’ 접근

약이든 상담이든, 결국 행동을 바꾸는 장치는 “측정”에서 시작한다. 알코올 의존은 기억이 아니라 기록으로 다뤄야 한다. 다음 4가지만 먼저 해도 변화가 빠르게 보인다.

  1. 내 기준의 ‘폭음’ 정의하기
    “난 그렇게 많이 안 마셔”는 가장 흔한 착각이다. ‘소주 몇 병’이 아니라, “한 자리에서 몇 잔/몇 캔/몇 ml”로 숫자화한다.

  2. 첫 잔까지의 시간을 늘리기
    술자리에서 바로 시작하지 않고 물·탄산수·국물 등으로 10~15분 늦추면, 첫 파동(충동)이 약해지는 사람이 많다.

  3. ‘한 번 마시면 멈추기 어려운’ 트리거 목록 만들기
    사람(누구), 장소(어디), 감정(스트레스/우울/분노), 시간대(퇴근 후/주말 밤)를 5개만 적으면 패턴이 보인다.

  4. 치료의 문턱 낮추기
    “중독 치료”라는 단어가 부담이라면, “건강검진 겸 음주 상담”으로 시작해도 된다. 단 한 번의 상담이 금주를 보장하진 않지만, ‘나의 위험도’와 ‘가능한 치료 옵션’을 명확히 해준다.


결론적으로, 위고비를 포함한 GLP-1 계열 약물이 “술맛을 떨어뜨리고, 한 번 마실 때의 양과 폭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신호는 분명히 흥미롭다. 다만 이는 아직 확정된 표준 치료가 아니라, 연구가 커지며 자리 잡아야 할 가능성 단계다. 가장 안전한 태도는 이렇다.
약을 ‘금주 버튼’으로 기대하기보다, 폭음과 갈망을 낮추는 ‘보조 장치’로 이해하고, 상담·생활 설계·건강 점검과 함께 묶어 접근하는 것.
술을 끊는 싸움은 의지만으로 버티기 어렵다. 대신 도구를 늘리는 건 가능하다. GLP-1은 그 도구 목록에 새롭게 올라갈 후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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