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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집계한 최근 1년 화장품 행정처분 427건 중 324건이 표시·광고 위반으로 분류됐다. 비율로 76%다. 숫자는 단속 성과처럼 보이지만, 반대로 읽으면 시장이 그만큼 오래 버텼다는 뜻이다. 단속이 늦었다.

더 거친 대목은 ‘의약품처럼 보이게 만드는 광고’가 허위·과대광고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노폐물 분해”, “항염 진정”, “탈모 예방”, “아토피 완화” 같은 문구가 버젓이 떠다닌다. 제품은 화장품인데, 기대는 치료로 흘러간다. 소비자가 가장 취약한 순간을 노린 설계다. 피부 트러블과 탈모는 불안의 통장이다.

광고 문장은 더 똑똑해졌다. “치료”는 피한다. “개선”, “완화”, “촉진”이 대신 들어온다. 법의 경계선을 비켜 가는 단어들이다. 한 업체는 “피부세포 재생과 콜라겐 합성 촉진”을, 다른 곳은 “마이크로니들이 피부 깊숙한 층까지 침투해 즉각적인 모공 개선”을 내세웠다. 듣는 순간 병원 문이 떠오른다. 화장품이 감당할 수 없는 약속이다.

온라인으로 가면 표정이 바뀐다. 전후 사진이 ‘증거’로 팔린다. 쇼트폼 광고의 과장도 같은 결이다.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유통된 광고를 점검해 화장품 부당광고를 적발하고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알고리즘이 밀어주는 광고를 그대로 수집해 들여다본 방식이다. 문제는 광고 생태계가 이미 그 속도로 진화했다는 사실이다. 차단은 뒤따르는 조치다.

해외직구는 더 난해하다. 정식 수입 제품은 국내 책임판매업자 체계 아래에서 기준 적합성 확인과 사후관리의 흔적이 남는다. 직구는 그 길을 비켜 간다. 광고는 화려해지고 책임은 옅어진다. 현장 담당자 A씨는 “민원은 제품 하나로 끝나지 않고, 같은 유형이 파도처럼 반복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표현을 세게 쓰지 않으면 클릭이 안 나온다”고 털어놨다. 클릭이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에서, 법을 넘나드는 문장이 수익 모델이 된다. 규제는 종종 ‘나쁜 업체’ 몇 곳의 문제로 축소된다. 실제로는 플랫폼, 인플루언서, 유통 구조가 함께 만든 합작품에 가깝다. 소비자는 끝단에서 계산서를 받는다.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다. 너무 단순해서 자주 잊히는 문장이다. 단속은 계속될 것이다. 광고는 더 교묘해질 것이다.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소비자 주의’라는 말로만 남는다면, 다음 행정처분 통계는 또 같은 숫자를 찍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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