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스토리중에 피들스틱 스토리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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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학회의 동쪽 건물 끝에는 '소환실'이라는 방이 있다. 피들스틱은 거기서 거의 20년 동안 묵묵히 홀로 서 있었다. 먼지로 뒤덮여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는 그곳엔 타오르는 에메랄드와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한줄기 빛만이 희미하게 피들스틱을 비춰줄 뿐이었다. 종말의 예고자 피들스틱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빗자루처럼, 보초를 서고 있는 말라깽이처럼,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리그의 소환사는 모두 피들스틱을 두려워했다. 동시에 소환사들은 그의 과거를 통해 정말 중요한 교훈 하나를 마음속 깊이 아로새기곤 한다. 전장에서는 '규범'을 준수할 것!

수십 년 전, 자운에서 온 강력한 룬 마법사 이스트반은 제 5차 룬 전쟁이 끝날 무렵 리그 최초의 소환사 중 하나로 임명되었다. 룬 전쟁에서의 끔찍한 기억 때문이었을까? 과거의 방식에 젖어 있던 이스트반은 리그의 행동 규범을 점점 더 많이 어기기 시작했고, 결국엔 폭주하는 자신의 마법을 제어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스스로의 결정으로 자신을 소환실에 봉인한 그는 금지된 의식 중에서도 가장 금기시되는 ‘이계 공간 소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날 자운을 대표하는 챔피언은 소환사의 협곡에 출전하지 않았다.

소환실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아무리 소환실 문을 두드려 봐도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이었다. 소환실을 살펴보려고 들어간 수련생들의 몸뚱어리는 이계의 낫에 의해 잘려나가기 일쑤였다. 따라 들어간 사람들 중 운 좋게 살아남은 이들조차 공포에 정신을 놓아버리고 까마귀와 죽음에 대해 종잡을 수 없는 헛소리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그 이스트반조차도 제어할 수 없었던 악의 존재는 리그의 소환사들을 겁에 질리게 했다. 사람들은 소환실로 이어지는 모든 출구를 봉인하고, 파멸시킬 수 없는 존재를 최소한 가둬놓기만이라도 할 수 있길 바랐다. 그 후 수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나무 형상을 한 이 이상한 존재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소환실에 침입한 미련한 사람들을 제거할 때를 제외하고는...

리그 의회는 소환실을 되찾을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피들스틱을 리그의 처형자로 삼기로 했다. 피들스틱은 정의의 전장에 불려 나와 있을 때는 소환 규범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가 소환실 안에서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표정 없는 얼굴에서는 아무런 실마리도 찾아볼 수 없으며 잘 벼려진 낫은 다가오는 누구든 베어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

'공포 그 자체 말고는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말하는 자들은 아직 까마귀의 울음소릴 들어보지 못한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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