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스토리중에 마스터이 스토리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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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이는 고대 검술 우주류를 수련하며 심신을 갈고 닦아, 마침내 마음으로 동작을 생각하기만 해도 현실에서 그대로 이루어지는 경지에 이른 무예가다. 그는 이 신비로운 고대 무술의 일인자로 언제나 신속하게 결단을 내린 다음 우아하면서도 날렵하게 검을 사용해 적들을 섬멸한다. 우주류의 마지막 전승자인 마스터 이는 이제 절멸해 버린 동족들을 대신해 이 찬란한 유산을 계승할 제자를 찾아 모든 것을 바치고 있다.

마스터 이는 이 고대 검술의 전승자들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실력을 갖춘 인물이었다. 그러나 마스터 이가 이 우주류를 완벽하게 통달하기 바로 직전, 녹서스의 대군이 아이오니아를 침략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는 무력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지만, 가만히 두고 볼 수 만은 없었기에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이내 마스터 이는 화려하고 치명적인 검술을 선보이며 아이오니아의 전장을 휩쓸었고 녹서스 대군의 사기를 꺾어버리는 것은 물론 녹서스 최고사령부를 당황하게 하였다. 낙승을 예상했던 녹서스군은 우주류 계승자들이 자신들의 침략 전쟁에 커다란 걸림돌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우주류의 본산에 끔찍한 화학 무기를 살포하기에 이른다. 감히 대적할 길이 없던 우주류 계승자들은 이 단 한 번의 폭격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고, 독극물을 뒤집어쓰고도 살아남은 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그렇게 마스터 이의 고향은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마침내 전쟁이 끝나고 마스터 이가 전장에서 돌아왔을 때, 그를 반기는 것이라고는 기괴한 유적처럼 변해버린 고향 마을의 처참한 잔해뿐이었다. 그는 후미진 자신의 마을에까지 녹서스의 손길이 뻗칠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 못 했던 것이다. 그의 가슴엔 이제 이글거리는 복수심만이 살아남아 불타올랐고, 사랑하는 고향을 이토록 무참하게 난도질한 무뢰한들을 결단코 응징하리라 결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주류 검술의 완성이 필요했다. 우주류 계승자의 마지막 생존자이자 이 침략전쟁의 마지막 희생자였던 마스터 이는 그 길로 오랜 칩거 생활에 들어가 오직 수련과 명상에만 몰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훨씬 막강한 검객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우주류의 본질에 다가가기는 더욱 어려워질 뿐이었다.

좌절감이 극에 달했을 무렵, 어느 날 마스터 이의 앞으로 유달리 고귀한 자태를 지닌 원숭이 한 마리가 난데없이 툭 튀어나왔다. 게다가 마치 사람처럼 당당하게 두 발로 서서는 마스터 이의 동작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보더니 그대로 따라 해내는 것이 아닌가! 그는 원숭이를 쫓아보려고도 했으나 이 민첩한 동물은 그때마다 요리조리 피해가며 마스터 이의 동작을 흉내 냈고, 또 그것이 몹시 즐거운 기색이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이 장난기 넘치는 원숭이와 대련할수록 내면의 분노가 점차 사그라지는 것이 느껴졌고, 이윽고 이 원숭이를 향한 가벼운 증오심마저 떨치고 나자 문득 그것의 꼬리를 붙잡을 수가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마스터 이는 복수의 수단으로 우주류 검술을 수련하는 한 영원히 그것을 완성할 수 없다는 진리를 불현듯 깨달았다.

마스터 이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준 원숭이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시했다. 그리고 이 원숭이를 놓아주며 적들의 피를 보고야 말겠다는 불순한 욕망도 함께 내려놓았다. 그런데 이 원숭이가 마스터 이에게 되돌아와 무릎을 꿇더니 정중하게 예를 갖추는 것이었다. 게다가 마스터 이의 무예를 전수받고 싶다며 사람의 말로 대답하는 게 아닌가. 마스터 이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지만, 그토록 찾아 헤매던 우주류를 전수할 제자를 만났다는 사실에 비로소 감격하기 시작했다. 마스터 이는 이제 이 새로운 세대에 동족의 가르침을 전하며 영원히 그들을 기리겠노라고 다짐했다.
''제아무리 예리하게 벼린 검이라 해도 평온한 정신에는 당할 수 없소.''
-- 마스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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